신용회복경험담
내 그림처럼 다시 그려가는 삶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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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했던 청년 일러스트레이터의 삶
대학 졸업 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나름 꿈을 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수입은 들쭉날쭉했지만, 전시도 하고 웹툰 외주도 받으며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었죠. 아침에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는 일상이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수입의 불안정함은 늘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했고, "언젠가는 대박 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2. 전개: 투자의 유혹, 그리고 가파른 추락
어느 날 친한 지인이 주식으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렸다는 말을 꺼냈고, 저도 '노력 말고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 눈이 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욕심이 커졌고 레버리지 ETF, 마진 거래 같은 위험한 투자에까지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좋을 때만 계속될 수 없다는 거였죠.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용 거래와 카드론, 저축은행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2년 3개월 동안 그렇게 '내일은 괜찮아지겠지'라는 착각 속에 빠져 살았고, 어느새 제게 남은 건 9천만 원이 넘는 채무와, 계속 울리는 독촉 전화뿐이었습니다.

3. 위기: 무너진 자존감과 개인회생 결심까지
제일 큰 전환점은 어느 날, 전시 제안 메일을 받고도 아무 반응을 할 수 없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상태로 뭘 그려?"라는 자책감이 들며 붓을 쥘 힘조차 없더군요. 한동안 그림도, 사람도, 미래도 다 멀게 느껴졌습니다.
몇 달간 밤마다 검색창에 '채무 해결 방법', '파산과 개인회생 차이' 같은 걸 입력하며 고민만 하다가, 결국 상담을 받아보게 됐어요. 처음 문을 열던 순간은 부끄럽고 초라했고,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싶은 생각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 분의 차분한 설명을 듣고 나니, 처음으로 '내 인생에도 출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절차, 그리고 마주한 현실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서류 준비도 많고, 수입증빙이 어려운 프리랜서라서 설명도 자세히 해야 했죠. 당시 제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월 39만 원씩 3년간 납부하는 변제계획이 결정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주변 시선이었습니다. 몇몇 지인은 "그 나이에 벌써 회생이야?"라며 실망하는 눈빛을 보였고, 스스로도 많이 위축되었어요. 그래도 그 과정 속에서 경제관념이 달라졌고, '돈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은 삶'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법원 출석 날은 정말 긴장됐지만, 판사님의 차분한 안내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인가 결정서를 받던 날엔 정말 처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5. 결말: 다시 그려가는 새로운 삶
지금은 변제 1년 차에 접어들었고, 빠짐없이 납부하고 있습니다. 소비 습관은 놀랄 만큼 검소해졌고, 작업도 점점 다시 활력을 찾고 있습니다. 예전엔 '멋있는 그림'을 그리려 했다면, 지금은 '진짜 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같은 처지에 있던 동료와 함께 소규모 일러스트 프로젝트를 기획 중입니다. 돈이 없어도, 신용이 흔들려도, 삶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지금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저처럼 채무에 눌려 그림자 속에 있다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려 보세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인생은 언제든 다시 그릴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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